소주는 우리의 대중적인 알코올 기호음료로 가짜가 없고 음주 후에 비교적 숙취가 덜한 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소주를 마실 때 소주병 마개를 딴 후에 어떤 이는 의례 윗부분의 소주를 좀 버리곤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행위는 일리가 있다. 먹기 전에 약간 버리는 이유는 머리를 아프게 하는 성분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술에서 머리를 아프게 하는 성분으로는 퓨젤유(fusel oil)가 있는 데 이것은 기름성분이라서 용액의 상층에 뜨게 마련이다. 그래서 소주를 먹기 전에 소주병의 윗부분을 약간 버리는 것을 옛날에는 흔하게 보아 왔다.
그러나 요즈음은 소주병의 상층부를 버려야 할 만큼 퓨젤유가 들어 있지는 않다. 왜냐하면 요즈음에 유통되고 있는 소주는 옛날과는 달리 다단식 증류 방식으로 순수하게 얻은 주정을 희석해서 만든 희석식 소주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글. 김중만 / 먹거리팡세, 원광대학교 출판국,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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