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먹거나 천천히 먹는 식습관은 성격, 생활 습관, 소화력, 분위기 등에 영향을 끼친다. 인간은 음식이 위에 들어와서 약 10분쯤 지나야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주변에는 한 끼 식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0분도 안 걸리는 속식가(速食家)들이 많다.
일설에 의하면 천천히 식사하는 사람은 빨리 먹는 사람보다 배부른 느낌(fullness)을 일찍 느끼게 되어 적게 먹는데 도움이 되는 식습관이라고 한다. 어떻든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다는 것은 여러모로 바람직하다.
음식을 천천히 먹으면 우선 음식물을 잘게 만들어 침과 소화 효소와의 접촉 면적이 커져서 소화에 유리하게 된다. 그리고 꼭꼭 잘 씹어 먹으면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대변으로 배설되는 양이 적게 되어 살로 가는 비율이 높아진다.
식사를 빨리 하면 침이 불충분하게 분비되어 음식에 섞이는 양이 적게 된다. 일반적으로 평소에 빨리 먹어도 소화가 잘되는 사람은 침의 분비가 잘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침의 분비가 적은 노약자일수록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음식물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 턱뼈의 운동량이 증가되어 머리에 있는 혈액을 심장으로 빨리 돌아가도록 하여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주기 때문에 뇌 세포의 노화를 막아 주는 효과가 있어서 턱을 제3의 심장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효과는 껌을 씹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생각된다.
옛말에 빨리 먹는 밥은 체하기 쉽다는 말이 있다. 이말은 100퍼센트 옳은 말이라고 생각된다. 성미 급하고 바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로서 식사만이라도 천천히 하면서 식탁의 여유를 가지도록 노력하는 것은 여유 있는 정서를 함양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글. 김중만 / 먹거리팡세, 원광대학교 출판국,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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