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쌈장하면 고추장과 된장을 반씩 섞어 갖은 양념을 한 장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채소마다 지닌 색다른 맛을 살려 먹으려면 곁들이는 쌈장을 달리 쓸줄 알아야 한다.

미역과 다시마 같은 해조류나 배추잎, 가을의 갓 등은 멸장국물을 놓아 싸 먹고 그밖의 채소는 양념고추장이나 생선조림장을 놓아먹기도 하는 것이 좋다.

전북에서 주로 미역이나 다시마에 놓아 먹는 멸장국물은 다름 아닌 멸치젓을 체에 밭친 것이다. 멸치젓을 냄비에 붓고 물을 끓이면 멸치가 다 녹으면서 찐득찐득한 거품을 낸다. 그런 다음에 이것을 체에 밭치는데 체에 한지를 깔아 걸르면 노르스름하고 맑은 국물이 한방울씩 떨어진다.

전통 쌈은 고추, 배추, 상추 등의 재료를 택하되 제대로 기른 것이어야 제맛이 나며 또한 배추잎쌈에 멸장국물을 놓아 먹는 것은 전북의 쌈이 다른 지역의 쌈과 구분되는 특징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