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 식생활에서 보면 육지 산물과 해산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식품이 많다. 예를 들면 김치, 쇠고기국, 아이스크림 등이 그것 이다. 그 뿐 아니라 쌀밥을 김으로 싼 김밥도 그렇다. 이러한 식품들은 영양적으로, 물성적으로 매우 조화로운 점을 엿볼 수 있다.
우선 김치에는 반듯이 젓국을 넣고 있다. 젓국은 바다에서 양육해서 여기에 소금을 넣어 상온에서 발효시킨 것이다. 젓국은 상온에서 저장이 용이하고 각종 아미노산이 들어 있어서 김치의 숙성과 맛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김치의 영양적 가치를 높여주게 된다.
쇠고기 국에는 여러 가지 부재료가 쓰이고 있으나 미역을 풀어 넣어 국을 만드는 경우가 가장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미역은 기름의 느끼한 맛을 적게 해주고 알칼리 생성도가 높아 쇠고기의 강한 산생성도를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조화로운 사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에는 해초로부터 추출해서 얻은 알지닌이나 카라기난(carrageenan) 등 점질 물질이 아이스크림의 유화 안전성 유지를 위해서 필수적으로 첨가되고 있다.
김밥도 역시 육지 식품과 해산물이 만나서 조화를 이루는 식품이다.
이렇듯 우리 식생활에서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인 특성이 잘 조화된 식생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지 않은 곳에서는 보기가 힘든 식생활문화라고 할 수 있다.

글. 김중만 / 먹거리팡세, 원광대학교 출판국,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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