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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구경도 ‘랭면’ 한 그릇 먹고-2

  • 글쓴이관리자
  • 등록일2005/09/08
  • 조회수1195

국물 한모금을 우선 들이켰다. ‘과연 고기에서 뽑은 육수일까’ 싶을만큼 맑고 담백했다. 슬며시 감도는 단맛이 서울 을지면옥 또는 평양면옥과 비슷했지만 밍밍할 정도로 짠맛이 없었다.

꾸미는 남한보다 화려했다. 국수 위에 삶은 달걀 반 쪽과 돼지고기·쇠고기 편육, 길게 찢은 닭고기, 배추김치, 무김치, 배, 고추양념을 차곡차곡 쌓고 얇게 채 썬 지단을 얹었다. 참깨와 잣이 육수 위에 동동 떠 있었다.


면은 다소 굵은데다 짙은 갈색으로, 서울 우래옥 냉면과 비슷했다. 하지만 우래옥 면보다는 질기고 쫄깃했다. 봉사원은 “국수가 불기 전 빨리 먹어야 제 맛”이라고 말해줬다. 봉사원은 이 외에도 여러 ‘북한식 냉면 제대로 먹는 법’을 알려줬다.

“삶은 달걀을 먼저 드십시오. 입냄새를 말끔히 제거해준다고 합니다. 겨자는 육수에 넣지만, 식초는 젓가락으로 들어올린 면발에 뿌려서 육수 속으로 흘러내리게 합니다. 그렇게 해야지만 식초가 골고루 섞여 맛있습니다.”

식초와 만나자 육수가 비로소 특유의 ‘쨍한’ 맛을 냈다. 겨자는 고추양념과 섞이면서 매콤한 맛을 더했다. 짙고 구수한 국수와 맑고 섬세한 육수는 서로 잘 어울리는 편이나 찰떡궁합 수준은 아니지 않나 싶다. 맵고 짜고 단 음식에 길들여진 남쪽 사람들이 이해하고 즐기기엔 너무 싱거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냉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매콤새콤한 맛이 조금은 더 강한 쟁반냉면을 권한다. 쟁반냉면 정도는 먹어야 ‘옥류관 유명하다길래 먹어봤더니 별로더라’는 편견을 갖지 않을 듯 싶다. 옥류관에 다녀온 다음날 서울 을지면옥에서 냉면을 먹다가 깜짝 놀랐다. 밍밍하기로 유명한 여기 냉면 국물이 짜게 느껴졌다. 오해는 마시라. 옥류관과 비교해 그렇다는 것이지 을지면옥은 잘 한다는 냉면집들 중에서도 육수가 심심 미묘하기론 남한에서 손꼽히는 집이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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