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대표적인 구이음식인 고창 선운사입구에 위치한 풍천의 민물장어 구이를 추천하고 싶다.

민물장어란 바다에서 부화한 후 민물에 올라와 성장하므로 붙여진 이름이며 원래 학명은 뱀장어이다. 우리나라 동.서.남해,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강이나 , 저수지, 도랑, 늪지대에 주로 서식하며 낮에는 물밑이나 풀속에 숨어있다. 민물에서 5～12년간 생활하다가 성숙되면 8～10월경 알을 낳기 위해 수심이 400m가 넘는 깊은 바다로 내려간다. 이때 뱀장어가 강에서 곧바로 바다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염분의 영향이 강한 기수역(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역)에서 고된 적응 훈련을 거듭하여 체질을 변화 시킨 다음 심해를 찾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늦가을 강 하구 기수역의 뻘 속에서 잡히는 뱀장어는 맛과 영양이 뛰어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양소외에 미지의 성분이 들어있어 한방에서는 이런 민물장어를 신약으로 여겨왔고 고창 선운사 부근 인천강 기수역, 영산강 하류인 나주의 구진포, 익산의 목천포 장어가 유명하였다.

민물장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조리법은 구이이다. 조리법으로 소금을 뿌려 굽는법, 갖은 조미료로 양념하여 굽는 법, 조미 간장을 자주 발라가며 굽는 법이 있다. 민물장어는 일단 살짝 찌거나 양념장 없이 초벌구이를 한 다음 조미양념장을 발라 굽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창의 뱀장어구이는 초벌구이를 한 후 고추장, 물엿, 고춧가루, 생강, 마늘, 대파, 진간장, 청주를 장어뼈 고은 물에 넣어 끓여만든 양념장을 여러번 발라가며 구워낸다.
민물장어는 영양과 맛도 좋지만 구을 때 냄새가 아주 좋아서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다. 입에 들어가면 살살 녹으면서 내는 고소한 맛과 비타민 A의 보고이며 보신 식품의 종합 영양제라 할 수 있는 완벽한 식품으로 여기에 복분자주 한잔을 곁들이면 금상첨화이다.

그러나 요즈음 대부분의 뱀장어를 양식을 하면서 뱀장어의 피부보호와 질병예방을 위해 많은 량의 항생제를 사용한다 하니 좋은 식품을 눈 앞에 두고 망설여야 하는 씁쓸한 실정이다.
여름에는 골짜기를 흐르는 개울물소리와 울창한 숲으로, 가을에는 오색 단풍과 상사화(석산) 군락지로, 겨울에는 오백년 묵은 동백나무 숲으로 치장하고 보신식품으로 완벽한 뱀장어 구이와 복분자 술, 맛 깊은 녹차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